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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에 들어가는 소재, 왜 리튬인가?

인류가 스마트폰과 전기차, 노트북의 동력원으로 왜 하필 ‘리튬(Li)‘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화학적 효율성의 극치를 추구한 결과다. 또한 ‘전자를 덜어내려는 경향’과 ‘도체·반도체’의 연결고리는 물질 내부에 존재하는 전자들의 자유도가 어떻게 결정되는가라는 하나의 거대한 물리학적 법칙으로 수렴된다.

리튬이 가진 독보적인 원자 구조의 비밀과, 그것이 현대 전자공학의 뼈대인 반도체와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 알아보자.


1. 왜 다른 원소도 아닌 리튬인가?#

이유는 단순하다. 배터리는 휴대해야 하므로 가벼워야 하고, 동시에 에너지를 많이 뿜어내야(고전압) 한다. 리튬은 주기율표에서 이 두 가지 조건을 우주에서 가장 완벽하게 충족하는 금속이다.

  • 극강의 가벼움: 리튬(수소, 헬륨에 이어 주기율표 3번)은 금속 원소 중 가장 가볍다. 밀도가 물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석유 위에 뜨는 유일한 금속이다. 같은 무게당 훨씬 많은 원자를 채워 넣을 수 있다는 뜻이다.

  • 압도적인 전압: 리튬은 전자를 버리려는 성질이 금속 중 가장 강하다. 이 성질 덕분에 리튬 기반의 배터리는 셀당 약 3.6V~3.7V의 고전압을 만들어낸다. 과거 니켈-카드뮴 배터리(1.2V)보다 3배나 높은 수치다. 가벼운데 힘까지 세니, 대체재가 존재할 수 없다. lithium-battery

2. 전자를 덜어내려는 경향#

“전자를 덜어내려는 경향이 크다”는 말은 화학에서 ‘이온화 경향(Ionization Tendency)’ 혹은 ‘산화 경향’이 크다고 표현한다. 이는 원자가 가장 안정된 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이다.

모든 원자는 가장 바깥쪽 껍질에 전자 8개를 채웠을 때 비로소 완벽한 안정감을 느낀다(옥텟 규칙).

  • 리튬 원자는 전자를 총 3개 가지고 있다. 첫 번째 껍질에 2개를 채우고 나면, 맨 바깥쪽 껍질에는 단 1개의 전자만 덜렁 남게 된다.

  • 이 상태에서 리튬이 안정을 찾는 방법은 두 가지다. 어디선가 전자 7개를 구걸해 오거나, 차라리 귀찮은 전자 1개를 누군가에게 던져버리고 2개만 남겨 첫 번째 껍질을 완성하는 것이다. 당연히 후자가 압도적으로 쉽다.

이 때문에 리튬은 기회만 생기면 맨 바깥쪽 전자 1개를 주변에 강력하게 던져버리려 한다. 배터리는 리튬의 이 ‘전자를 던져버리고 싶어 하는 격렬한 성질’을 가두어 동력으로 이용하는 장치다. lithium-electron-emission

3. 도체, 부도체, 반도체의 연결고리#

전자를 던지는 성질(이온화 경향)이 원자와 원자 사이의 화학적 관계라면, 그 전자들이 물질 내부에서 얼마나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가에 대한 물리적 성질이 바로 도체, 부도체, 반도체의 구분이다. 이들의 차이는 전자가 이동할 수 있는 에너지의 다리인 ‘밴드 갭(Band Gap)’의 크기로 결정된다.

  • 도체 (Conductor): 전자가 붙잡혀 있는 구역(가전자대)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구역(전도대)이 완전히 겹쳐 있다. 밴드 갭이 00이다. 리튬, 구리, 철 같은 금속들이 이에 해당하며, 전자가 아무런 제약 없이 흐를 수 있어 전기가 통한다.

  • 부도체 (Insulator): 두 구역 사이의 간격(밴드 갭)이 지나치게 넓다. 전자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다리를 건널 수 없어 전기가 절대 흐르지 않는다. 고무나 유리가 대표적이다.

  • 반도체 (Semiconductor): 밴드 갭의 간격이 절묘하게 좁은 물질이다. 평소(낮은 온도)에는 전자가 다리를 건너지 못해 부도체처럼 굴지만, 약간의 전압이나 열을 가하면 전자가 밴드 갭을 펄쩍 뛰어넘어 전도대로 올라간다. 즉, 인간이 원할 때만 전기를 흐르게 제어할 수 있는 물질(실리콘 등)이다. contuctor

금속, 고무, 유리, 실리콘 등은 물질 그 자체가 아닌지? 왜 전도대와 가전자대로 구분해서 이해해야하는지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 에너지 산업의 미시적 융합#

“리튬 배터리는 전자를 밀어내는 최고의 펌프(도체) 역할을 하고, 반도체는 밀어낸 전자들을 0011의 신호로 통제하는 최고의 ‘수문(반도체)’ 역할을 한다.”

노트북의 세계는 이 두 가지 전자의 성질이 결합하여 완성된다. 리튬이라는 도체 금속이 맨 바깥쪽 전자를 격렬하게 덜어내며 강력한 전자의 흐름(전류)을 뿜어내면, 그 전자는 반도체(실리콘)라는 좁은 밴드 갭의 통로로 흘러 들어간다. 반도체는 미세한 전압 제어로 이 밴드 갭을 열고 닫으며 전자의 흐름을 끊었다 이어주기를 반복하고, 이것이 연산이 되어 화면에 글자를 띄운다.

결국 리튬의 이온화로 만들어진 에너지가 반도체의 밴드 갭를 거쳐, 우리가 인식하는데에 필요한 정보로 변환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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